🧐 "우리 회사엔 CSO도 있고 하청업체가 총괄하니까 법적 책임은 없겠지?”
안전사고가 발생한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말이 있습니다. "안전관리자가 있었습니다." "하청이 직접 수행한 작업이었습니다." "담당 부서에 다 위임해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대표이사를 유죄로 판결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말하는 경영책임자는 형식적 직위나 명칭과 무관하게, 사업 전반의 안전보건 확보 이행에 관한 최종적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안전 담당 팀을 두는 것과, 경영책임자가 법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실제 법정에서 별개의 문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앞서 1편에서는 2026년 안전관리 전반의 쟁점 및 핵심사항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어서 오늘 2편에서는 법이 경영책임자·실무자·원청·하청에게 각각 어떤 역할을 요구하는지, 그리고 그 경계를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리스크가 발생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이렇게 대비하라 1편을 아직 보지 않았다면?👇
⚖️ 경영책임자가 '직접' 해야 하는 9가지 사항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는 경영책임자가 이행해야 할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의 구체적인 조치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의무들은 안전관리자나 현장 담당자에게 넘기는 것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습니다.
구분 | 경영책임자의 의무 항목 |
|---|---|
① | 안전보건 목표 및 경영방침 설정 |
② | 안전보건 전담조직 설치 (해당 요건 충족 시) |
③ |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 마련 + 반기 1회 이상 점검 |
④ | 재해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예산 편성·집행 |
⑤ | 안전보건관리책임자·관리감독자 업무수행 반기 1회 이상 평가·관리 |
⑥ | 법정 인원 이상 안전관리자·보건관리자 배치 |
⑦ |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 마련 및 개선 조치 |
⑧ | 비상대응 매뉴얼 마련 및 훈련 |
⑨ | 도급·용역·위탁업체 안전 역량 평가기준 마련 + 반기 1회 점검 |
출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령은 이 모든 이행 사항을 서면(전자문서)으로 작성하여 5년간 보관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행한 사실이 있어도 기록이 없으면 입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모든 이행 사실을 문서화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 경영책임자 vs 실무자 역할의 경계선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하면 단순히 대표이사 또는 실무 담당자만 처벌받는 것이 아닙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역할 주체를 명확히 구분해 각각 별도의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1. 경영책임자의 역할 (대표이사·CEO 등)
안전보건시스템 전반을 설계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일은 경영자의 의사결정 영역입니다. 경영자는 업무에 따라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실무자들이 제대로 규칙을 준수하며 일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평가·확인할 의무가 있습니다. 현장의 구체적인 안전조치를 직접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집행이 가능한 시스템과 체계를 만드는 것이 경영책임자의 핵심 의무입니다.
2. 실무책임자의 역할 (CSO·현장 관리 감독자 등)
안전보건관리 및 현장의 실무 책임자는 현장의 위험요인을 직접 파악하고 안전조치를 실행해야합니다. 안전교육 실시, 작업 지휘, 보호구 지급, 위험 징후 즉시 보고 등이 이 업무에 해당됩니다. 실제 판결에서도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것 외에, 안전보건관리책임자와 관리감독자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처벌하고, 작업에 관여한 부장·과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죄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출처 : 노동법률신문 중대재해 발생 시 처벌받는 임직원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2025)
즉,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처벌 대상과 의무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대표이사와 현장 실무자 모두 책임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역할 | 담당 범위 | 적용 법률 |
|---|---|---|
경영책임자 (대표이사) | 안전보건 시스템 구축, 예산, 조직, 평가 | 중대재해처벌법 |
안전보건관리책임자 | 현장 위험요인 파악·개선, 교육 집행 | 산업안전보건법 |
관리감독자·현장 팀장 | 작업 지휘, 보호구 지급, 위험 보고 | 산업안전보건법 + 형법(업무상 과실) |
🏭 원청 vs 하청 "우리 직원 아니다"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최근 법적 판결 동향에 따르면, 실제 중대재해 수사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한 하청업체 뿐만 아니라, 원청(클라이언트)의 책임 또한 함께 강화하는 방향이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5조는 제3자에게 도급·용역·위탁을 한 경우에도,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시설, 장비, 장소에 대해서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청의 책임소재가 문제될 수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청이 부담하는 의무 (시행령 제9조)
도급·용역·위탁을 받는 자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 능력·기술에 관한 평가기준 및 절차 마련
수급인의 안전보건을 위한 관리비용 기준 설정
반기 1회 이상 점검
2. 주목해야 할 판결 흐름
원청 업체가 협력업체 작업장에 대한 소유권, 임차권이나 사실상의 지배력을 가지는 경우, 그리고 협력업체 작업을 총괄·조율하는 정도가 큰 경우 사고 발생 시 원청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하청업체가 직접 한 작업이라서 우리는 모른다"는 논리는, 원청이 해당 장소·설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다면 통하지 않습니다. 1편에서 다루었던 울산화력발전소 사고를 원청·발주처가 함께 수사 대상이 된 대표적인 사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불법 하도급은 안전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 외에 행정제재까지 2중·3중으로 적용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합니다.
🗂️ 지금 당장 경영책임자가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다음 항목을 하나씩 체크해보세요. '아니오'가 하나라도 있다면 즉시 개선이 필요합니다.
안전보건 목표·경영방침을 서면으로 작성하고 전직원에게 공표했다
안전보건 예산이 별도 항목으로 편성되고 집행 내역이 있다
최근 6개월 이내에 유해·위험요인 점검 결과를 직접 보고받았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관리감독자의 업무 수행을 반기 1회 이상 평가했다
도급·용역업체 안전 역량 평가 기준이 서면으로 마련되어 있다
비상대응 매뉴얼이 최신화되어 있고 실제 훈련 기록이 있다
위 모든 자료가 5년 이상 보관 가능한 서면 형태로 존재한다
🚨 실제 판례로 살펴보는 2가지 핵심사항
실제 유죄 판결을 받은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2가지 공통사항을 지키는 것이 유죄 판결에 있어 중대한 기준점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Case 1. 서류는 있지만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 안전 시스템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것은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실질적 이행입니다.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되지 않았을 경우, 법원은 경영책임자가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적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중의 인과관계 법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즉 본사에서 절차를 만들어 뿌리기만 하고,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되는지 점검하지 않으면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Case 2. 외부 지적을 무시한 안전 불감증
외부 안전점검기관이 수차례 위험요인을 지적했음에도 개선하지 않아 해당 업무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유족과 합의가 있어도 경영책임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외부 점검 결과는 경영책임자에게 보고되고, 예산이 집행되어야 추후 불가피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최소한의 소명이 가능합니다.
🏁 이제 시스템 없이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CEO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안전보건 관리 외에도 많은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이 문제만 들여다보고 있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선택하는 것이 바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구축입니다. 시스템은 한번 구축해두고 문서로 기록하면, 직원이 바뀌거나 사내 정책이 바뀌어도 즉시 적용 가능하고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매뉴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의 거래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ISO 45001’ 인증을 취득해서 국내외적인 신뢰도를 쌓으려는 추세가 최근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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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는 판결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위반 사항인 '위험성 평가'를 중심으로,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시켜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